지난 겨울방학 때, 영어 학원 안내 데스크에서 엄청 싸웠던 적이 있었다.
영어 공부를 하려고 신촌에 있는 학원을 등록했었는데
학원 수업시간에 자기가 목욕탕에서 미끄러져 병원 실려갔다는 이야기로
선생님이 수업시간을 다 채우는 것이 아닌가.
40만원이나 낸 내 돈이 아깝고 이 사람은 좀 아니다 싶어서
그 한 번 수업을 듣고 환불을 받으려고 데스크에 갔다.
수업이 내 스타일이 아닌 것 같고 겨우 한 번 맛보기 수업을 했으니 환불을 해달라고
정중하게 말을 했다.
앉아 있던 여자 분은 멋쩍게 웃으면서 "환불 규정 상 3분의 2밖에 못 돌려드려요" 란다.
내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난감했다.
수업도 안했고, 전단지에 나와 있는 것만 보고 그 선생이 어떤 선생인지 알고 선택했겠으며
학기 중에 공부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오며 모아놓은 내 돈 40만원을
이렇게 잡담으로 시간이나 때우는 선생을 위해 써야 한다니...
내가 난감해 하고 있으니 데스크에 앉아 있는 여자가 말한다.
"그런데 다른 수업으로 바꾸시면 차액은 전부 환불해드려요.
그런데 테스트 받으시는데 3천원이 들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40만원의 3분의 1이면 13만원 가량, 그리고 다른 수업을 바꾼다면 3천원.
누가봐도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3천원을 내고 테스트를 하고 돌아왔다.
데스크의 사람은 바뀌어 있었고, 나는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그리고 나는 20만원인 이 수업을 들을테니 내 돈 20만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건 상관없구요. 어찌되었든 하루 수업을 들으셨으니까 돈은 3분의 2밖에 못 돌려드려요."
약간 불쾌해 하니, 정장을 입은 더 높은 남자가 와서 같은 말을 반복한다.
여기서 내가 왜 폭발할 수 밖에 없었는가.
1. 처음에 나와 대화를 했던 여자 직원은 분명히 내가 다른 수업을 들으면
차액을 모두 환불 받을 수 있다고 내게 알려줬다.
2. 나는 다른 수업으로 바꾸기 위해 3000원을 더 썼다.
3. 하지만 돌아와보니 다른 사람'들' 이 하는 말은 전혀 달랐다.
4. 나는 20만원 짜리 다른 수업을 듣기 위해 40만원의 3분의 1인 13만원을 낸 다음
다시 20만원 짜리 수업의 돈을 내야 하니 총 33만원 짜리의 수업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3000원까지 더 썼고.
일단 말도 안되는 터무니 없는 환불 규정에 한 번 폭발했다.
또한 나와 처음에 대화를 한 여자 직원은 내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해 주었다.
그녀는 들어온지 며칠 안되었기 때문에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만약 애초에 그녀가 내게 제대로 된 정보를 고지해 주었더라면 나는 다른 방법을 취했을 것이다.
결국은 - 물론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적은 돈이지만 나는 그 학원을 위해 돈을 쓰기 싫었으므로 -
3000원이나 더 써야 했던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는 나는 그저 한 명의 고객에 불과할테지만,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강남 센트럴 시티인가... 거기에 있는 '안동찜닭' 집에서 불합리한 서비스를 받은 손님 한 명이
네이트닷컴에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찜닭집" 이라고만 표기했으나
삽시간에 네티즌들은 이 찜닭집의 위치, 주소, 전화번호까지 파헤쳤고
결국은 며칠 후 이 가게는 더 이상 그 곳에서 장사를 할 수가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단다.
인터넷이 발달하는 만큼 고객들이 무서워 지고 있다.
한 명 한 명 고객들을 최선을 다해 대해야 하며 특히나, 거짓 정보를 발설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더불어 소비자 보다는 영리단체인 학원을 옹호하는 저 환불규정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강의에는 '맛보기 강의' 가 있고 학교 마다 '정정 기간' 이 있다.
내 선택을 한 번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학원은 어떤가. 하루만 수업을 들어도 생돈을 빼앗아 간다.
정말 누군가를 가르킬만한 자질조차 국가적으로 공인되지 않은 사람임에도 말이다..
소비자 보호원에 문의했더니 '도와드릴 수 없다'는 답변 뿐이다.
정말 난감했고, 또 난감했고..
역시 공부는 혼자 해야 한다고 절실히 깨달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